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주체해석학』 - 자기와의 관계- 진실한 말걸기
미셸 푸코가 콜레즈 드 프랑스에서 1981-1982년 "주체의 해석학"이라는 제목으로 강의했고 책으로 출간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자기배려(cura sui)에 대한 철학적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 개념은 ‘주체성’을 이해하는 데 놀라운 통찰을 준다. 이 글에서는 푸코의 주체 개념을 요약할 것이다.
역사적 배경: “자기 배려”의 발전
푸코는 주체 개념의 역사적 발전, 특히 자기 인식 및 자기 배려와 관련된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이러한 개념의 기원을 소크라테스로부터 시작하여 에픽테토스와 세네카, 기독교 등이 강조한 자기 훈련, 자기 관리, 자기 인식을 문헌학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이전의 강의, 그러니까 『감시와 처벌』, 『쾌락의 활용』, 『성의 역사1, 2』 등에서 주로 다루었던 성(섹스)에 대한 더 본질적인 문제를 “자기와의 관계”라 설정하고 그 관계를 “주체”라고 정의하면서 주체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다. 즉 주체성은 "주체성-자기를 스스로 구축하고, 설립하기 위해 자기 자신과 관계를 맺는 방식"이다.
철학자들: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세네카
푸코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핵심 사상을 “자기 인식”과 “자기 배려”로 파악하고 그 전통이 기원전 5세기에서 기원후 6세기까지 지속되었다고 설명한다. 필자는 소크라테스의 자기 인식에 대한 이해는 "너 자신을 알라"로, 자기 배려는 "자신을 돌보라"는 소크라테스의 명언으로 명시되었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는 두 가지 모두를 강조하는 지행합일을 주장했지만 이후 철학사는 인식론에 치우치면서 자기 인식에 기우는 경향이 있다고 푸코는 지적하고 있다. 푸코는 플라톤과 세네카의 문헌을 통해 사람들은 자기인식 뿐만 아니라 자기배려의 범주 내에서 살아갔다고 밝힌다. 이 두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자기인식을 통해 자기 배려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헬레니즘 시대에 있었던 스토아학파는 “자기 배려”를 복권하였다. 가장 유명한 스토아 철학자 중 한 명인 에픽테토스는 “자기인식”과 “자기배려”를 강조하여 행복한 삶의 열쇠는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보류 조건”으로 놓아 둘 것을 강조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한계를 받아들일 때에야 평정심을 얻을 수 있다고 보았다. 이 내용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보류 조건(휘펙사이레시스, ὑπεξαίρεσις)”으로 강조되고 있다.
스토아학파에 속하는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지혜가 행복의 열쇠라고 믿었다. 세네카에 따르면 지혜는 자기 인식과 자기 배려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는 우리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덕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었다. 스토아 뿐만 아니라 에피쿠로스 학파, 견유 학파도 공통적으로 자기 배려를 강조하고 있었다. 현대와의 관련성: 주체화와 자기 배려에 있어서의 '자기'
자기 배려와 자기 인식의 개념은 고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리더십 분야에서 말하는 자기 인식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데 자기 인식으로만 머물러서는 안되며 자기 배려에 까지 나아가야 한다.
푸코는 고대로부터의 역사를 재검토함으로써 주체화란 '자기와의 관계 맺기'로 정의했다. 자신을 스스로 구축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기 관계가 필수적이다. 자기와의 관계는 인식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되며, 실천적인 문제로 다가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푸코는 구체적으로 다섯 가지 질문을 통해 자기와 관계 맺는 예를 말하고 있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어떻게 글을 쓰고 노트할 것인가?
•예측하지 못했던 사건에 직면해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
•지나치게 격노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슬픔에 의해 충격을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 나타나는 독서, 글쓰기, 자극 반응, 자기통제, 의식점검 등은 자기와 맺는 관계에 대한 훈련으로 자신이 실천의 주체가 되어 스스로를 구축하며, 타자와의 관계, 그리고 재화와의 관계에 능동적 활동을 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체와의 관계에서는 건강과 안전을 유지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주체가 된다.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자신을 변형시키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주체성이 더욱 강화되고, 자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자기와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 : 진실의 문제
푸코가 자기와의 관계를 주체성이라고 말하면서 그 중요한 이유를 진실성에 두고 있다. 자기 주체성을 가지고 자신의 가치를 인지하며, 그 가치를 지켜가는 것이 바로 자기 배려인데 이러한 자기 배려가 진실을 추구하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무리 진실을 말하지 않는 사람도 자신과 대화할 때만큼은 진실할 수밖에 없다.
진실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에게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허세나 허식이 없는 사람이 주체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이 진실에 접근하려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어렵다. 푸코는 자기 자신을 변형하려면 성애와 고행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성애는 자신의 쾌락(욕망)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고행은 자신의 쾌락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요소를 통해 주체는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고 변형시키며, 진실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변형과 탐구 과정은 어렵고 복잡하지만, 진실과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결론: 푸코의 주체와 자기 배려, 그리고 진실
주체 해석학에 대한 푸코의 강의는 주체성과 자기 배려의 역사적 발전에 대한 귀중한 통찰을 제공했다. 자기 배려의 개념은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세네카 등 철학자들이 강조하였으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기 인식의 차원을 보충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한다. 특히 현대에 자기 인식이 리더십 분야에서 강조되는데 자기 배려의 실천적 의미가 추가되어야 한다.
푸코는 주체화를 '자기와의 관계 맺기'로 정의하며, 구체적인 자기 훈련 방법을 제시했다.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자신을 변형시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주체성이 강화될 것이다. 주체적인 사람이란 자기 스스로에게 진실하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사람이며 이것은 성애와 고행을 통해 숙지된다.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 진실을 추구하면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자신과의 진실한 대면을 할 기회가 없는 오늘날 푸코의 조언처럼 자기와의 관계를 통해 주체성을 강화하고, 진실과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